오늘의 공연

in SteemCoinPan •  last month  (Edited)

아침엔 오늘 20세기 소년에 도착할 노드 스테이지 3 88 키보드를 생각하며, 창고를 뒤져 연주에 도움이 될만한 물건을 챙겼다. 여러 물건이 나왔는데, 몇 개는 천천히 옮기기로 하고 오늘 연주에 꼭 필요할 것 같은 55 케이블과 간이 보면대, 서스페인 페달과 악보 파일, 헤드셋을 챙겼다.

쇼핑백에 연주에 필요한 짐을 챙기는 행위로 아주 오랜만에 공연 날의 기분을 느꼈다. 이전의 공연에 비하면 긴장보다 설렘이 훨씬 컸지만, 그런 한편 사람들이 처음으로 내 연주를 듣게 될 걸 생각하니 실망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있었다.


20세기 소년에 도착하고 두 시간쯤 지났을 때, 쿠팡 로켓배송으로 노드가 도착했다. 젠젠(@zenzen25)님은 그 사이 백신을 맞으러 가 젠젠님이 돌아오면 함께 열어보기로 했다. 나는 초조한 마음으로 젠젠님을 기다리며 지하 소파와 해먹을 번갈아 가며 누워있었다.


젠젠님이 도착하자마자 노드를 지하로 옮겼다. 노드를 꺼내 앰프에 케이블을 연결해 소리를 들었다. 실은 그때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아마 엄청나게 좋아했던 것 같다. 아무 개입도 없는 순도 100%의 행복을 느낀 시간이었다. 건반의 타건감이 너무 좋았고(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쫄깃했다), 외형이 너무 예뻤고, 내장 사운드는 황홀했다. 직관적으로 되어있는 노브들이 너무 아름다웠다.

개봉 후 첫 곡은 노드를 사주신(투자해주신) 킴리님을 위한 곡을 연주할 생각이었다. 나는 평소 즐겨 부르시는 클래지콰이의 춤을 권해드렸지만, 킴리님은 끝끝내 빌리 조엘의 And So It Goes를 불러야 한다며 악보를 뽑아왔다.

피아노 소리도 못 찾아 버벅대는 채로 엉성한 공연이 시작되었다. 여러 이유로 몇 번 연주가 끊겼다. 나도 악보를 처음 보는 거였고, 킴리님은 악기 반주에 맞춰 노래하는 일이 처음이었다(아마도). 합도 맞춰보지 않고 냅다 연주가 시작됐다. 킴리님은 엄청나게 헤매셨다.


나는 연주 내내 킴리님을 바라보며, 최대한 그를 기다리며 그의 호흡에 맞추려 노력했다. 이미 원곡과는 많이 달라져 있었지만, 그건 전혀 중요한 사실이 아니었다.


그 곡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너무 감동이었다고 말했지만, 정작 나는 연주하기 바빠 우리의 공연이 어땠는지, 킴리님의 노래가 어땠는지를 전혀 알지 못했다.


나는 요 며칠 거의 안 잤는데도 오늘의 짙은 여운에 잠이 오질 않는다. 킴리님은 곡이 끝나고였던가, 곡의 중간에 조용히 내게 고마워요라고 말했다. 그 순간이 잊혀지질 않는다.

오늘 공연은 내가 했던 공연 중 가장 실수가 많은 공연이었다. 그런데 왜 그게 실수로 느껴지지 않았는지, 왜 틀렸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마냥 좋기만 했는지 알 수 없다.

잘하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킴리님을 통해, 그것을 사랑으로 들어주는 스팀 시티 사람들을 통해 배우게 되었다. 그 순간 너무나도 많은 생각이 뒤엉킨 채 내게 몰려왔고, 다른 것 없이 함께 오래 노래하고 싶다고만 생각했다. 눈물을 꾹 참았다. 음악과 사람, 끝끝내 내가 가장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것들과 함께하는 행복하고 아름다운 날이었다.


Billy Joel - And So It Goes

In every heart there is a room
A sanctuary safe and strong
To heal the wounds from lovers past
Until a new one comes along

I spoke to you in cautious tones
You answered me with no pretense
And still I feel I said too much
My silence is my self defense

And every time I've held a rose
It seems I only felt the thorns
And so it goes, and so it goes
And so will you soon I suppose

But if my silence made you leave
Then that would be my worst mistake
So I will share this room with you
And you can have this heart to break

And this is why my eyes are closed
It's just as well for all I've seen
And so it goes, and so it goes
And you're the only one who knows

So I would choose to be with you
That's if the choice were mine to make
But you can make decisions too
And you can have this heart to break

And so it goes, and so it goes
And you're the only one who knows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image.png

곡이 끝나고 인사 드렸어요. 모자란 보컬과 호흡 맞춰주셔서 감사합니다.

끝까지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ab7b13 transfered 0.9 KRWP to @krwp.burn. voting percent : 0.90%, voting power : 58.76%, steem power : 1842977.90, STU KRW : 1200.
@ab7b13 staking status : 127.006 KRWP
@ab7b13 limit for KRWP voting service : 0.127 KRWP (rate : 0.001)
What you sent : 0.9 KRWP
Refund balance : 0.773 KRWP [57315707 - c3bed9120fd57b227ee0e580ce01b2a65c15131b]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진심이 담긴 공연이었을 것 같습니다.

토라와레 우바와레 아오키 히토미 니게다스 코토난테 데키나이

아오키 히토미가 뭘까

쥐엔장~ 나머지는 아는 거냐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