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시작

in SteemCoinPan •  2 months ago  (Edited)


기리보이 - 미안

본가에 내려왔다. 시외버스가 고속도로를 빠져나올 무렵부터 카메라를 가져오지 않은 걸 후회했다. 이번 명절엔 평소보다 오래 머물 생각이고, 그럼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익숙한 동네를 거닐며 사진을 찍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계속 잠을 설친다. 그런지 한 주 정도 된 것 같다. 어제는 푹 자겠다고 여덟시부터 누워있었지만 결국 뒤척이다 세시 넘어 겨우 잠들게 되었고, 그마저도 여섯시에 다시 눈이 떠져 아주 곤혹스러웠다.

밤을 새는 건 아니고 최소한의 잠은 자고 있으니 큰 문제는 안 되지만, 무리할 때 즈음 어김없이 나타나는 대상포진이 두렵다. 이미 내 범위를 넘어섰는데도 몸이 조용한 걸 보면 스트레스가 적어서인 것 같다. 그렇다해도 계속 못자면 아플 게 확실해 수포가 자주 올라오는 왼쪽 종아리를 수시로 확인하며 얼른 회복해야 한다는 조급함을 느낀다.


오늘은 얼마 못 잤는데도 고향 버프를 받아서인지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먼저 식사 하시는 엄마 아빠를 두고 혼자 나와 동네를 한참 걸었다. 그리고 카메라를 가져오지 않은 것을 한 번 더, 아주 깊게 후회했다.

아판타시아가 있는 나는 아름다운 풍경을 봐도 보는 순간으로 끝이다. 태어날 때부터 이래서 별 불편함은 없지만, 이런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이 순간을 사진처럼 찍어 언제든 꺼내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든다.


오늘 산책 노래는 기리보이의 미안이었다. 이 노래를 아주 많이 들었는데 까맣게 잊고 있었다. 오늘은 어제의 대화 때문이었는지 눈을 뜨자마자 바로 이 곡이 떠올랐다.

나를 보살펴준 오랜 친구를 통해 정말 고마우면 오히려 미안해진다는 걸 알게 됐다. 고맙다고도, 미안하다고도 말하지 못한 채 사랑을 받기만 하며 자책하던 때에 이 곡이 많은 위로가 됐었다. 미안하다는 말 대신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고맙다고도 못하는 부끄럼 많은 내가 사랑한다고 할 수 있을까? 말하지 못함에도 느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할 뿐.


당신들은 왜 내게 미안하다 말해
잘못한 것도 없는데 미안하다 말해
사랑한다 못하고 왜 미안하다 말해
사랑한다 못해서 넌 미안하다 말해
사랑할 수 없음 여긴 지옥일 것 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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