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금요일 밤 일기

in SteemCoinPan •  3 months ago 

장례식에 다녀왔다. 퇴근길에 대학 동기의 연락을 받았는데, '오라는 말은 아니지만, 너한테는 알려야 할 것 같아서 연락 했다'는 말로 시작하는 전화였다. 그 친구의 장인어른이 돌아가셨다는 건데, 그 친구의 와이프와도 어느 정도 안면이 있는 사이라서 연락했다는 것이다. 증빙을 할 수는 없지만, 코로나 백신 후유증으로 인한 사망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고속도로가 뻥뻥 뚫린다면 두 시간 거리. 일단 집에 갔다가 교통체증이 없어질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집을 나섰다. 2000년대 초의 원룸방 인테리어를 넓게 확장해놓은 느낌의 장례식장. 체리색 몰딩이 천장과 벽을 타고 직육면체 실내의 모서리를 따라 뻗어 있었고 빛바랜 흰색 느낌의 베이지 벽지와 나무결 무늬의 장판이 면면을 덮고 있었다.

좌탁에 앉아 친구와 처의 얼굴을 잠깐 마주보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른 손님이 몰려오는 걸 보고 친구 내외가 자리를 뜨면 다시 혼자 앉아 음식이 차려진 상을 잠깐 내려보고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그렇게 띄엄띄엄 이어진 이야기.

고인은 예전에 심장 쪽이 좋지 않아서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수술 후에는 건강이 괜찮으셔서 먼저 수술 이야기를 꺼내지 않으면 상대방이 알아차리지 못할 정로도 일상생활에 아무런 장애가 없었다고.

그러다가 코로나 백신을 접종 받으시곤 다음날부터 심장이 답답하고 온몸이 뻐근한 증상을 호소했는데 본인도 가족들도 그게 백신 탓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심혈관 쪽 병원으로 예약을 잡아두고 다음날 가기로 했는데 급히 악화되어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갔다.

여러 검사 결과 폐가 뿌옇다는 말을 들었고 뭔지는 모르겠지만 수치가 올랐다 내렸다 하는 중에 혼수상태로 며칠 계시다가 가셨다고 했다. 심정적으로는 백신을 탓할 수 밖에.

마침 고향과 가까운 곳이라 집에 오는 길에 차를 돌려 본가에 들렀다. 그러려고 간 건 아니었는데, 반찬이 떨어졌냐며 봉지에 그득하게 담아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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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일하셧습니다.
편한밤되십시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