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만 남아

in SteemCoinPan •  2 months ago 

밤늦게 공원을 거닐고 있는데 애매하게 솟아올라 시멘트로 채워진 사각형의 땅이 눈에 들어왔다. 언젠가 가로수가 자리잡고 자랐을 땅에 시멘트가 채워진 게 어울리지 않았지만 이내 그 자리에 있었을 어느 나무의 삶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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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십수년간 자리를 지키며 자라던 나무가 어떤 일을 겪어 죽게 되었고, 나무를 파내고 다른 나무를 심기에는 땅이 애매하다고 생각한 공원관리자가 나무를 파내고 그 자리를 주변의 흙으로 대충 채워놨을 것이다. 옆에 있던 키 큰 나무와 비교했을 때 어린묘목을 심기에는 애매했을테고 큰 나무를 심기에는 예산이 부족했을테다.

결국 고양이나 개의 배설물을 파묻는 자리로 사용되던 자리는 큰 결심을 한 공원담당자에 의해 시멘트로 채워지게 되었고, 여기에 걸려 넘어진 누군가가 민원을 제기할 때까지 이 모습을 지키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저기에서부터 일정하게 늘어선 나무들의 간격이 여기에서 달라지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는 몇몇 사람들 외에는 여기에 나무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 사람도 없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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