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it에 제일 필요한 것은?

일전에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플랫폼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인가?라는 포스트를 통해 스팀잇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보팅에 집착하기 보다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근본적인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블로그"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한국에서는 네이버 블로그와 티스토리, 그리고 브런치 정도가 손에 꼽힐 것이고 글로벌에서는 워드프레스, 미디엄, 서브스택, 고스트 정도가 있지 않을까 싶다.

토큰이라는 즉시 현금화가 가능한 매개체를 통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스팀잇은 일반적인 블로거들이 상상할 수 없는 수준으로 높은 보상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이나, 소위 인플루언서 또는 여러 작가 및 편집자들로 구성된 회사들 또는 대규모 팀을 끌어들이지는 못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선순환 시스템의 출발점은 어디일까? 스팀잇에서는 오랜 시간 동안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글의 퀄리티, 보상의 배분, 보팅의 나눔 등에 집중해왔으나 그 해답은 모든 소셜 미디어 서비스가 그렇든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는 데 있다.

2013년 4월에 킥스타터 캠페인을 통해 시작된 고스트(Ghost)는 현재까지 설치를 한 사용자가 300명이 넘으며 고스트 재단(비영리재단)이 벌어들인 수익은 100% 제품과 커뮤니티에 재투자되고 있다. 고스트는 사용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으며, 더 많은 훌륭한 인재를 고용하여 더 나은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게 되면 다시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게 된다는 선순환 구조를 비전으로 가지고 있다.

그들은 이를 지속가능한 오픈 소스라고 부른다.

그들이 투명하게 공개하는 실제 데이터의 라이브 피드를 살펴보면 고스트가 얼마나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지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고스트를 사용해 본 사람들의 후기를 살펴보면 고스트(또는 고스트 프로)보다 더 나은 CMS + 호스팅 서비스는 단연코 없다는 반응들이 지배적이다.

OpenAI, Square, Cloudflare, Mozila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정말 많은 세계적 기업들이 고스트를 통해 공식 블로그를 관리하고 있는데, 그 배경에는 블로그 관리자 또는 퍼블리셔가 오직 자신들의 콘텐츠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다양한 CMS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이외에도 고스트만의 강점들은 굉장히 많긴 하다.

토큰과 탈중앙화로 포장이 되는 Web3 비즈니스는 이따금씩 일반적인 Web2 비즈니스와 비교가 되었을 때 토큰과 탈중앙화로 인해 애초에 달성이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이 나는 것들이 많은 것 같다. 물론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어쩔 수 없으나, 달성이 가능함에도 진행이 되지 않는 것은 결국 개발에 대한 인센티브 부재가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닐까.

블록체인 기반 게임들(P2E 등)이나 소셜 미디어가 성공을 하지 못하는 것은 분명 지갑 시스템과 같은 UI/UX의 문제도 큰 몫을 하지만, 플랫폼에 끝까지 남을 충성 고객들(순수하게 자신의 시간과 기여, 노력을 온전하게 소유하고 잘 관리하고 싶은 사람들)을 끌어들이지 못한 것도 큰 원인이 되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우리가 인스타그램, 트위터,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것은 결국 사용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고,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려면 자신의 시간과 기여, 노력을 온전하게 소유하고 잘 관리하고 싶은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시스템을 하나씩 만들어나가는 것이 옳은 방향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