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165

동광식당에서 황기족발 겁나 맛있게 먹고 아리랑시장 쇼핑하러 가는 길

강원랜드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정선아리랑 시장에 들렀다. 이번 여행에서 개인적으로 제일 아쉬웠던 점은 곤드레돌솥밥을 먹지 못한 것이다. 언젠가 먹었던 거 같은데 그때는 모르고 먹었을 때였고 지금은 알고
찾아서 먹으려고 하는데 못먹게 되면 어쩐지 아쉽고 허전하다. 그래서 시장에서 곤드래 나물을 사가지고 직접 만들어보기로 결정했다. 토요일이 장날이라 평일 오전 시장 분위기는 별로다. 백반기행 및 백종원이 극찬했다는 회동집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는데 한산한 평일이라 다른 음식점들은 손님이 없어 파리 날리는데 여기만 줄을 서서 대기하다가 먹어야한다. 몇몇 블로거는 콧등치기 빼고 기대에 못미쳤다는 얘기도 있고 아부지께서는 이거 매스컴 영향이 많은 거 같으니 다른데 가자고 하신다. 사실 밤새 빠친코 돌리고 피곤하셔 만사 귀찮으니 아무데나 앉아서 쉬고 싶은 거다. 그래서 황기족발로 유명하다는 동광식당으로 정했다. 다만 이 식당은 아리랑시장에서 강건너 마을에 위치한다. 대략 1km거리니 산책도 하고 운동도 되고 식후 소화도 될겸 걸어가기에 딱 좋다. 거기서 먹자고 강하게 밀어부치니 아버지께서도 의외로 심통을 덜 부리신다. 내가 집가림이 심한데다가 이틀동안 밤새 빠칭코 돌리시고 오셔셔는 바로 잠드시는 아버지의 코골이 갠새이때문에 잠설친 거 미안하셨나보다.

자리에 앉아서 계속 시큰둥 하시던 아버지께서 황기족발 나오고 사진 찍기전부터 한젖가락 집어 드시고 해피해지셨다. 소문난 밥상의 소문날만 하게 내가 경험한 족발중 가장 맛있었다. 특히 여기 부추무침, 김치류(좌우), 깎두기와 된장이 족발과 궁합이 아주 일품이다. 깎두기는 쫄깃하고 좌김치는 시큼새콤쫄깃하고 우김치는 스탠다드 김치맛인데 맛있다. 그리고 족발은 엄청 부드럽다. 솔직히 나도 점심 먹기 귀찮고 입맛도 별로 없었는데 그런 생각이 언제 있었는지 없어진 입맛을 간사하게 되돌렸다.

식사마친후 아리곳간에서 생강조청, 도라지조청, 그리고 판매유과 종류별로 몽짱샀다. 여기 유과와 과자는 달지도 않고 딱딱하지도 않아서 먹다보면 손꾸락과 혀가 나의 정신이 절제하라는 요구를 개무시하게 된다. 파는 아줌마한테 운전하면서 가는동안 먹을 양 서비스로 달라고 협박하니까 순순하게 한봉지 주셔서 4시간 운전중 1시간만에 다 거덜냈다. 아부지께서 작작좀 쳐먹으라고 하시다가 마지막 3개남았을 때 하나 드시고는 혼자 다 쳐먹었다고 화내신다. 드시랄 때 드시지. 저 과자들 3일안에 거덜날 것인데 목표는 일주일간 아껴먹기이다. 나물류는 아리곳간 옆집에서 곰취, 새취나물, 곤드레, 어수리를 샀으니 이거 몽짱 섞어서 피터표 강원도 나물 영양돌솥밥 만들어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