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허수아비(畵塑)

그림 속 여인의 아름다움은 사랑스러우나 마음을 주기에는 부족하고 흙으로 만든 동상의 위엄과 귀감은 공경할만 하나 두려운 것은 아니다. 꿈속의 번영과 화려함은 생각할 수는 있으나 즐김을 구하고 그리워하지는 않는다.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알기때문에 참으로 애틋한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다. 진실로 애틋한 마음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머리를 돌리면 곧 잊어버린다. 마땅히 세상일에 따르고 응하지 않는 것이 없으나 그림과 동상처럼 꿈과 환상처럼 본다면 그러한 종류들이 어찌 능히 내 마음에 어떤 심상을 남기겠는가? 처음에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나중에는 그것에 물들어 살아있을 때는 꿈의 빌미가 되고 죽어서는 업식(業識)을 지어서 몇 겁을 지나도록 능히 해탈에 이르지 못한다. 모두 내가 스스로 취한 것이니 바깥 경계들의 허물은 아니다. 불교를 사랑한 조선 유학자의 선어록

마음의 힘이 참으로 무섭다. 어떤 것에 집착하는 마음이 생기면 그것이외에는 생각하지 않고 기어코 그것을 얻으려고 한다. 그런 사람을 집념이 강하다고 좋게 표현하지만 집착을 당하는 대상이 사람이라면 그렇게 간단하게 볼 문제가 아니듯 상호의존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이 세상에서 행하고자 하는 집념에 분명히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다. 영성가들은 붙잡으려는 마음을 덜어내서 집념하라고 조언한다. 집념의 에너지는 업식이되어 시절인연을 만나면 언젠가 드러나게 되어 있으므로 기왕이면 착심이 없는 집념을 연습하라고 조언한다. 붙잡으려하는 모든 행위는 그림과 허수아비에 애틋한 마음을 일으키는 것과 마찬가지로 종교에 집념하는 것과 집착하는 것을 구분할 줄 알아야한다. 으뜸(宗)의 가르침을 종교라고 이해했다면 우월성을 집착하는 것이니 종교는 보통사람의 집착심과 다를바가 없다. 마음의 도장을 허공에 찍는듯 하라는 말을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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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몽쇄언(述夢瑣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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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눈뜨고 꾸는 꿈(開眼) | 스스로 불러옴(自求) | 징조와 경험(徵驗) | 마음에 물음(問心) | 뒤바뀜(轉倒) | 진실한 것을 인정함(認眞) | 도장 자국(印影) | 스스로 의심함(自疑) | 범위에 한정됨(圈局) | 무념(無念) | 어둠과 받아들임[昧受] | 항상함을 앎[知常] | 업과 명[業命] | 호랑나비[胡蝶] | 스스로 이룸[自成] | 진실한 것을 인정함 [認眞] | 돌아감을 앎[知歸] | 허망한 환영[妄幻] | 지음과 받음[能所] | 고요하게 비춤[寂照] | 홀로 밝음[孤明] | 원인과 조건[因緣] | 겨울 꿩[冬雉] | 초연(超然) | 스스로를 말함[自敍] | 나를 찾음[求我] | 아직 남아있음[猶存] | 존재함과 존재하지 않음[有無] | 귀함과 천함(貴賤) | 둘이 아님(不二) | 인연과 감정[緣感] | 눈 속의 꽃(眼華) | 셋방과 품팔이[賃傭] | 장수와 단명[壽夭] | 자신이 옳음[自是] | 파리와 벌1[蝿蜂] | 귀신과 여우[鬼狐] | 허망하게 취함[妄取] | 물고기와 새(魚鳥) | 깨닫기 어려움(難悟) | 파리와 벌2(蠅蜂) | 공함을 깨달음(悟空) | 혼백(魂魄) | 변화의 빠름(化速) | 세계(世界) | 평등(平等) | 도장을 찍은 흔적(印影) | 그림과 허수아비(畵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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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념수필(夢念隨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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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각몽 연습을 시작하며 | 쓰끼다시 | 수면마비 | 술몽쇄언에 덧붙이며| 술몽쇄언에 덧붙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