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世界)

열 사람이 함께 잠을 잘 때 각자 하나씩 꿈을 꾸면 거기에는 천지 만물이 있고 영광과 치욕이 있고 장수와 요절이 있다. 대체로 한 집에서 한 밤 동안에 열 개의 세계가 개벽(開闢)하며 길고 짧음이 같지 않다. 마음 경계의 차별이 이와 같다. 그래서 갑의 꿈속 사람은 을의 꿈속 세계가 있음을 알지 못한다. 을의 꿈속 사람은 갑의 꿈속 세계가 있음을 알지 못한다. 어찌 그 환상 속에서 보는 것이 꿈속의 경계 밖을 벗어나겠는가? 세상 사람들은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가 있음을 믿지 못한다. 어찌 족히 괴이하다고 하겠는가? 불교를 사랑한 조선 유학자의 선어록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뜻을 직역하면 세계(일체)가 마음으로 만들어졌을 뿐라는 뜻이다. 그래서 유심주의라고 비판을 한다. 오직 마음이지 물질 같은 것은 없다는 뜻으로 오해된다. 유물적 세계가 분명히 존재하는데 왜 마음뿐이라고 주장하냐는 것이다. 그런데 화자는 이것을 달리 표현한다. 화자는 내가 보고 아는 세계만이 전부가 아닐뿐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내가 보는 세계와 당신이 보는 세계에 공통되는 점이 있다. 그렇지만 그 세계를 보고 일어나는 견해는 제각각이다. 그렇다면 나와 당신이 보았던 순간의 공통된 그 세계에 나의 견해와 그의 견해가 덧붙여져 그 다음 순간 내가 직면하는 세계와 당신이 직면하는 세계가 일치되지 않게 순간순간 다시 창조되어 함께 전개된다는 뜻이다. 그러니 그 다음 순간부터 나와 당신에게는 다른 세계가 전개되어 나간다. 세계(世界)라는 뜻도 물질과 정신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니 나와 당신의 세계가 절대로 똑같을 수 없게 매순간 창조되는 셈이다. 나와 당신의 견해는 모두 각각의 정신의 작용이기 때문이다.

세상 사람들은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가 있음을 믿지 못한다. 어찌 족히 괴이하다고 하겠는가?

내가 보지 않았다고 해서 없다고 단정하지 말어야 한다. 그래서 다양성은 존중되어야 하는 것이지 무시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다만 다양성의 존중은 조화를 의미하지 분열을 의미하지 않는다. 나의 세계니까 내맘대로 해도 된다는 사고방식은 이미 공통되게 존재하는 세계를 마음대로 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그렇게 되면 당신의 세계도 함께 망가져버리는 셈이다. 따라서 다양성의 존중은 상호 의존함을 인정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이것이 바로 일체유심조가 강조하는 연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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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몽쇄언(述夢瑣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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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눈뜨고 꾸는 꿈(開眼) | 스스로 불러옴(自求) | 징조와 경험(徵驗) | 마음에 물음(問心) | 뒤바뀜(轉倒) | 진실한 것을 인정함(認眞) | 도장 자국(印影) | 스스로 의심함(自疑) | 범위에 한정됨(圈局) | 무념(無念) | 어둠과 받아들임[昧受] | 항상함을 앎[知常] | 업과 명[業命] | 호랑나비[胡蝶] | 스스로 이룸[自成] | 진실한 것을 인정함 [認眞] | 돌아감을 앎[知歸] | 허망한 환영[妄幻] | 지음과 받음[能所] | 고요하게 비춤[寂照] | 홀로 밝음[孤明] | 원인과 조건[因緣] | 겨울 꿩[冬雉] | 초연(超然) | 스스로를 말함[自敍] | 나를 찾음[求我] | 아직 남아있음[猶存] | 존재함과 존재하지 않음[有無] | 귀함과 천함(貴賤) | 둘이 아님(不二) | 인연과 감정[緣感] | 눈 속의 꽃(眼華) | 셋방과 품팔이[賃傭] | 장수와 단명[壽夭] | 자신이 옳음[自是] | 파리와 벌1[蝿蜂] | 귀신과 여우[鬼狐] | 허망하게 취함[妄取] | 물고기와 새(魚鳥) | 깨닫기 어려움(難悟) | 파리와 벌2(蠅蜂) | 공함을 깨달음(悟空) | 혼백(魂魄) | 변화의 빠름(化速) | 세계(世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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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념수필(夢念隨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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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각몽 연습을 시작하며 | 쓰끼다시 | 수면마비 | 술몽쇄언에 덧붙이며| 술몽쇄언에 덧붙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