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장을 찍은 흔적(印影)

in SteemCoinPan •  9 month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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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터득한 것을 이미 오래 전에 잊었으나 노년에 꿈속에 느닷없이 나타난다. 이것은 무엇때문인가? 무소의 뿔에 새겨 놓은 도장의 글처럼 무소는 이미 죽었으나 그 도장의 글은 그대로 존재하는 것과 같다. 이런 까닭에 배우는 자는 마땅히 배우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대체로 대상(客體)에 욕망이나 시비가 없어 거울이 사물을 비치는 것처럼 다만 나타내 보일 따름이면 어찌 상대가 능히 나를 묶어서 내 가슴에 머무르고 내 꿈에 나타나겠는가? 불교를 사랑한 조선 유학자의 선어록

강박, 주홍글씨, 원죄, 추억 등 모두가 기억일뿐 분명히 지금에는 존재하지 않은 것인데 지금의 나에게 무의식적이든 의식적이든 영향을 준다. 특히 엄청나게 나쁜 기억은 몸에 새겨져 강박적 트라우마가 되기도 하니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도 없다.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 것인데도 여전히 영향을 나에게 주고 있다면 기억은 사라져버린 것이 아니니 내가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기억을 대면하는 나의 마음에 대한 선택은 오로지 나(我)에게 달려있다. 그래서 그런지 한자말이 만들어진 의미가 다시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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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는 손(手)에 창(戈)을 들었다. 기억아! 네가 오면 남기지 않고 잘게잘게 뽀샤버리겠다.

대체로 대상(客體)에 욕망이나 시비가 없어 거울이 사물을 비치는 것처럼 다만 나타내 보일 따름이면 어찌 상대가 능히 나를 묶어서 내 가슴에 머무르고 내 꿈에 나타나겠는가?

그러나 우리는 기억으로 내 마음을 마음의 칼로 후벼 판다. 여기다 보너스로 진짜 칼을 들어 자학하거나 남의 몸에 상처를 남긴다. 마음의 칼은 그런 데 쓰라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욕망이나 시비를 바라보는 족족 잘라버리라는 지혜의 칼이었다. 그런데 지가 쥐고 허투루마투루 쓰고 있는 것이다. 붓다는 그래서 모두가 똥멍충이(無明)라고 한다.

참을 '인(忍)' 글자에 대한 단상1 | 참을 '인(忍)' 글자에 대한 단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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