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한복판의 사찰

in SteemCoinPan •  5 month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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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유감이라고 표현해야할까? 한국에 불교가 들어온지 1500년은 훨씬 넘었고 한때는 불교 국가였고 공자사상을 부르짖던 조선시대의 민간에서 불교영향력은 여전하였을 터인데 이시대 한국의 도시 한복판에서 종교건물을 떠올리라면 밤거리에서는 어디서나 찾을 수 있는 빨간 십자가 네온의 콘크리트 건물 무더기들과 어쩌다도 아니게 흔하게 보이는 빨간 벽돌집의 교회 혹은 성당이다. 오히려 도시한복판의 절집 찾기 가물에 콩나듯 드물다. 불교 문화가 남아있을거라 생각하고 찾아온 서양인들은 아마도 이러한 세태에 어리둥절할 것이다. 여기 사는 원주민인 나도 그렇게 느끼니 나의 정체성은 서양인이란 말인가? 참 다이나믹한 민족이라는 강력한 증거이다.

선운사에서 행자였던 세속의 친구는 이제 스님이 되었다. 법명은 선명(宣明)이다. 11월말까지 이곳 연화사(蓮華寺)에 잠시 머물러 있다가 내장산에서 내년 3월 승가대학입학 전까지 머무를 계획이라고 한다. 내장산 사찰로 향하기 전 승복입은 친구 모습 보려고 다녀왔다. 연화사는 연산군의 엄마 폐비 윤씨의 명복을 기리면서 세워졌다고 하니 벌써 500년 이상이 된 사찰이다. 산속에 꽁꽁 숨어있는 사찰보다 이렇게 도심속에 있는 사찰이어서 특별히 운치있고 일주문을 들어서기 전 좌청룡 우백호처럼 오른쪽에는 경희의료원의 장례식장표시판이 왼쪽에는 연화사 표시판이 걸려있는 골목같은 길을 따라서 들어가다보면 아기자기하면서도 제법 거대하게 자라난 나무들의 멋스런 품격과 담쟁이가 덮어씬 담벼락으로 감싸고 있는 극락전을 마주하게 되는데 복잡하고 소란스런 도시 소음 속에서 저절로 조화로워질 것 같은 고요함을 부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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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전의 천수관음도 앞에서 선재동자와 천수천안을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내 머리통도 그 사이에 파뭍혔다.


선운사 행자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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