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록자] 우리, 그곳에서 낭만을 꿈꾸자 – 그리스, 산토리니

in SteemCoinPan •  5 months ago  (Edited)

헌비로서 콘텐츠 고민을 좀 하다가, 오래전부터 운영해오던 온라인 여행 매거진 콘텐츠를 차분히 소개해볼까 합니다. 여행이 그리운 요즘, 오래전 여행 이야기지만 작은 위로가 됐으면 좋겠네요.


낭만을 꿈꾸는 섬, 산토리니


  • Oia Town


장기여행의 묘미는 ‘즉흥’에 있다. 시간에 쫓기지 않다 보니 처음에 세웠던 계획은 그저 계획일 뿐이다. 현지 상황이나 내 기분에 따라서 언제든 계획은 바뀔 수 있다. 산토리니가 그랬다. 터키 여행 도중 갑작스레 결정한, 즉흥 여행이었다.


  • Oia Town


터키 북동부의 에르주름(Erzurum)에서 시작한 여행은 시계방향으로 진행되었다. 거의 한 달의 시간을 거쳐 서부의 셀축(Selçuk)에 도착했을 때 이제 막 그리스에서 넘어온 여행자를 만나 산토리니 이야기를 듣게 됐다. 그는 ‘너무 멋진 곳이다. 꼭 한 번 가보시라며’ 산토리니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았다. 나의 귀가 팔랑거리기 시작했다.

  • Fira Town


에게해를 사이에 두고 있는 산토리니(그리스)와 터키는 항공편 외에도 페리(크루즈)를 이용해 오갈 수 있다. 주로 쿠사다시(Kuşadasi)나 보드럼(Bodrum) 같은 도시의 항구에서 출발한다. 마침 셀축과 쿠사다시는 차량으로 약 1시간 정도 거리. 보통 도시 간 이동에 5-6시간씩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코앞에 있는 수준이다.


  • Fira Town


‘여기까지 왔는데 안 가면 손해’라는 생각에 결국 산토리니 행을 결정했다. 아마도 여행 초반이었다면 즉흥적으로 여행 루트를 바꾸기란 쉽지 않았을 거다.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여행자로 살면서 ‘계획의 무용성’을 충분히 경험한 덕분이다. 염려와 걱정보다는 ‘어떻게든 잘 되겠지’ 싶은 생각뿐이었다.

  • Oia Town


사실 페리를 타고 산토리니를 가는 길은 쉽지 않다. 산토리니가 속한 키클라데스(Kyklcdhes Is.) 제도에는 수많은 섬들이 존재한다. 페리들은 여러 노선으로 나뉘어 각 섬에 들러 여행객과 물자를 수송한다. 예를 들면 내가 탔던 페리는 그리스령인 사모스(Samos) 섬에서 시작해 낙소스(Naxos) 섬을 거쳐 산토리니에 도착했다. 사모스와 낙소스에서는 반나절 이상 기다려 이동하기도 했는데, 특히 탑승 시간이 새벽이었던 사모스에선 부득이 숙박을 해야만 했다. 이동시간만 편도로 2일 정도 소요될 만큼 긴 시간. 날씨에 따라서 페리 일정이 변경될 수도 있어, 여행 일정이 빠듯하다면 반드시 항공편을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이 역시 특별한 경험인 만큼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한 번쯤 경험해보는 것도 좋겠다.

  • 구 항구로 이어지는 동키 로드(Donkey Road), Fira Town


다행히 산토리니에서의 시간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풍광을 보는 것만으로도 낭만이 샘솟았다. 흰 벽과 파란 지붕의 집들, 알록달록한 대문의 색, 창살로 사이로 반짝이는 바다… TV CF에서 보던 그 모습 그대였다. 골목마다 멋스러운 소품 가게가 즐비해 여행지의 분위기를 더했다. 특히 이아 마을의 일몰은 산토리니 만날 수 있는 가장 극적인 장면 중 하나다. 검붉은 빛을 뿜어내며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태양 아래에서 연인들은 로맨틱한 키스로 사랑을 고백한다. 평소 관광지를 선호하지 않는 스타일임에도 불구하고 산토리니에서 만큼은 넘쳐오르는 낭만을 마음껏 즐기고 싶었다.

  • 일몰을 기다리는 사람들, Oia Town


사실 산토리니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큰 섬이다. 흔히 떠올리는 산토리니의 풍광은 보통 이아(Oia)나 피라(Fira) 마을의 모습이고, 섬에는 그 밖에도 몇 개의 크고 작은 마을이 더 있다. 교통편으로는 버스가 있긴 하지만 그리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섬이다 보니 구불거리는 길 때문에 이동시간이 제법 걸리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운행횟수가 적은 편이다. 아무래도 렌터카로 섬의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 물론 여행 전에 국제면허증을 신청하는 것은 필수이다.

  • Oia Town


산토리니를 방문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은, 믿기지 않겠지만 ‘혼자 가지 않는 것’이다. 혼자라도 가는 날에는 낭만의 절정과 함께 지독한 외로움을 맛보게 될 것이다. 산토리니를 찾는 관광객의 98%는 연인 또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고, 1.5%는 친구끼리, 남은 0.5% 정도가 홀로 다니는 배낭여행자이기 때문이다. 혹여 새로운 인연을 만날까 기대한다면 말리고 싶다. 그럴 리가 없으니까. 차라리 여행 전에 여자친구나 남자친구를 만들어서 함께 떠나는 게 훨씬 확률이 높을 수도 있다. 타인의 행복에 어설프게 끼어든 엑스트라가 되기 싫다면, 어떻게든 둘 이상 가도록 하자.

  • 이아에서 본 피라 마을, Oia Town

  • 밤의 산토리니도 특별한 매력이 있다 @Oia Town


글/사진 : 보통의 삶, 편집 : 여행기록자

http://travelwriter.kr/europe/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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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리니는 역시 하얀색과 청색의 조화가 너무 예쁘네요 :D ㅎㅎㅎ
밤의 산토리니도 처음봤는데 매력적이예요!! 'ㅡ' ㅎㅎ

정말 멋지죠? 아기자기한 집들 사이로 이어지는 골목길이 참 매력적이었어요. 밤에 조명까지 더해지면 진짜 멋진 풍경이 펼쳐지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