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은 말한다. 진보언론과 조중동은 달랐다고.

in kr •  3 years ago 

6월 4일자 저널리즘 토크쇼J '거의 무편집본' 2편에서 흥미로운 부분이 있어 가져와 봤습니다.

제목은 '노무현과 언론개혁'입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출연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언론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던 일들을 설명하는 내용이고 저도 이에 대해서는 많은 부분 공감합니다.

이전 대통령들에 비해 노 전 대통령이 만만히 보이니까 언론들이 신나서 대통령을 장난감처럼 조리돌림했던게 사실이죠.

다만 '진보언론이나 조중동이나 똑같이 노무현을 공격했다'고 뭉뚱그리는 의견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릅니다.

최소한 진보언론쪽에서는 보수언론보다는 비판의 내용이 비교적 정확했습니다.

이라크 파병이나 한미FTA 체결 등 노무현 대통령 지지층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정책을 참여정부가 밀어붙인데 대해 제대로 비판조차 안한다면 진보언론이라고 볼 수가 없죠.

다시 저널리즘 토크쇼J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일단 이야기의 중심 주제는 경제입니다. 보수, 진보 가릴 것 없이 언론들이 참여정부를 '경제파탄 정부'라며 부당하게 공격했다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던 차에 유시민 이사장이 입을 열었습니다.

유 이사장은 소위 '깨시민'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정직한 진단을 내놓습니다.

54:18부터 보시면 되겠습니다. 시간이 없으신 분들은 텍스트만 보셔도 됩니다.


보수, 진보 양쪽에서 다 경제파탄론을 펼쳤는데 그건 사실의 근거를 보면 보수 쪽의 경제파탄론은 그때 당시는 진행 중이어서 데이터가 확실치 않았지만 지나고 보니까 선동이었어요.
그러나 진보 쪽에서 제기한 문제는 (당시엔) 데이터로 뒷받침을 못 했지만 나중에 데이터로 확인됐어요. 그 점은 확인하는게 필요하다고 봐요.
그러니까 거시데이터를 보면 실질 경제 성장률, 그다음에 종합주가지수 상승률, 그 다음에 수출 증가율, 또는 무역 수지 흑자 증가폭, 그 다음에 외환 보유고 증가폭, 이게 다 거시 실물 금융 데이터들인데 이게 다 괜찮아요. 지나놓고 우리가 확인을 해보면.
그러니까 이때 조중동에서 펼친 이 민생 파탄론, 경제 파탄론은 진짜 선동이예요 선동.
진보 쪽에서 얘기했던 거는 나중에 데이터로 확인하는 거 보면 원인까지 나와요.
그러니까 5분위 배분율, 최상위 20%와 최하위 20%의 소득격차 배율이 벌어졌다는 거. 그다음에 ‘지니계수’라고 해서 분배지표가 있는데 그것도 악화되었다는 거. 명확하게 나타나요.
그러니까 참여정부가 이 문제를 일으켰느냐 아니면 해결을 못한 거냐에 대해서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까 저는 여러 가지 대책을 썼지만 이거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대책들이었다. 지나고 보니. 그래서 (소득격차가) 벌어진 거죠.
그리고 이렇게 벌어진 제일 큰 원인 중에 하나가 전체 국민 소득 중에서 분배의 측면을 보면 기업, 정부, 민간 가계 이렇게 셋으로 나뉘는데, 민간가계의 점유비가 70%에 육박하는 수준이었어요, IMF 이전에는. 그런데 그게 60% 밑으로 내려갔어요 이미.
그러니까 그때 우리 GDP가 1500조다 예를 들어서 참여정부 말기에 1500조다 그러면 국민 소득 1% 포인트가 15조원이예요. 그러면 10% 포인트가 줄었다는 얘기는 150조원 정도가 민간 가계로 가던 돈이 기업으로 갔다는 뜻이예요. 그것도 대부분의 대기업이요.
그러니까 분배 지표가 나빠지지 않을 수가 없는 거예요. 이거는 당시에는 데이터로 확인을 못했지만 세월이 지나서 거시 데이터가 쌓이다 보니까 뒤늦게 확인이 됐어요.
그러니까 이런 비판은 비판하는 분들이 데이터를 근거로 비판한 것은 아니나, 적어도 증상면에서는 그 당시 진행되고 있던 일이라고 봐요.


57:10 까지 입니다. 물론 이 발언 이후 유시민 이사장은 진보언론도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 행보에 대해서는 잘못된 선동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진보언론의 정치분야 보도에 대한 유 이사장의 진단에는 저도 상당히 동감을 합니다. 한 진보신문에서는 노무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의 가상대화까지 만들어서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하는데 앞장서기까지 했으니까요.

하지만 참여정부 당시 진보언론이나 여타 진보세력들의 참여정부를 향한 비판이 과연 '조중동스러운' 비판이었는지에 대해서는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유시민 이사장은 참여정부 당시 진보언론의 비판에 대해서 내용적으로는 타당한 측면이 있다고 보시는 것 같습니다.

참여정부 당시 저는 학생이었습니다. 친한 선후배들 중에 소위 '운동권' 학생들도 많았기에 자연스레 술자리에서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해서도 쉽게 접할 수 있었죠.

종이신문을 읽었다고는 말 못하겠습니다만 최소한 인터넷에 뜨는 주요 뉴스라도 매일같이 열심히 읽었습니다.

경제 면에서 당시 진보세력은 참여정부를 어떻게 비판했습니까. 진보세력은 참여정부가 '진보정권'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빈부격차를 늘리는 정책을 쓴다고 비판했습니다.

비정규직법은 비정규직을 보호하기는 커녕, 비정규직을 일반화시킬 것이라 비판했고,

한미FTA가 체결되면 수출 대기업에겐 이득이겠지만, 안그래도 사라져가는 농민층의 몰락을 가속화할 것이라 비판했고,

대학생들은 매년 가파르게 올라가는 등록금이 부담되기에 등록금 동결(인하도 아니고..)을 외쳤습니다.

2008년 촛불집회 당시 광화문 일대에 빽빽히 들어섰던 차벽을 기억합니다. 그 차벽은 참여정부 시절 FTA 반대집회, 비정규직법 개악저지 집회 등에서도 등장했습니다.

(경제분야 양극화에 대해서 유시민 이사장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의 '홍카레오' 방송에서도 인정한 바 있습니다)

물론 진보언론도 노무현 대통령에게 부당한 비판을 한 바가 있습니다. 그들의 행적이 모두 옳았다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당시 진보언론은 참여정부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다만 당시 참여정부에서 진보언론의 지적을 수용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유시민 이사장도 전반적으로는 진보언론을 비판하지만, 그들을 조중동과 동일시하는 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그가 왜 "(진보측에서 제기한 문제는 나중에 데이터로 확인됐다는)그 점은 확인하는게 필요하다고 봐요"라고 언급했는지 돌아보면서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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