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출근과 이사, 응답하라 1994, 미니카세트, 가수 신ㅇㅇ은 예뻤고 난 팬카페를 만들었다, 또또통 미영이, 좀비영화를 즐겨보는 이유, 여행작가 강연과 힐링

in sct •  10 months ago  (Edited)

오늘은 휴일임에도 출근했다. 회사가 이사를 해서 전직원 출근. 난 일하다가 6시에 깜빡 잠이 들었다가 7시에 일어나서 출근했다. 겨우 1시간 자고 출근. 그리고 이사는 저녁 6시가 되어야 끝나고 퇴근할 수 있었다. 집에 오니 7시가 다 된 시간. 라면 하나 먹고 샤워하고 다시 놋북을 켰다. 일을 해야 하니까. 일을 하다가 다리가 아파오면 코딱지보다 1센치 더 큰 거실을 한 바퀴 돌고 다시 일을 하다가 반복했다. 약을 먹으면 졸려서 벌써 이틀째 넘게 약을 안 먹고 있는 상태다. 금욜 밤에 먹은 이후로 이틀째 안 먹고 있다. 이유는 약 먹으면 졸려서 일을 못하니까. 안그래도 온몸의 근육이 아픈데 그래서 더 아픈지 한 시간 이상 앉아있질 못하고 있다.

거실을 한바퀴 돌다가 TV를 켰다. 채널을 마구마구 올리다가 ‘응답하라 1994’가 나와서 아무생각 없이 ‘여주인공 이쁜데…’이러면서 멍때리고 있었다. 남주인지 서태지 변기를 뜯어온 남자가 여자에게 물었다. ‘너는 서태지가 왜 좋아?’ 갑자기 생각났다. ‘너는 신ㅇㅇ이 왜 좋아?’라고 질문을 듣곤 했지.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 내가 그녀를 좋아하기 시작한 건 진짜 우연이었다.

어느날 고모네 갔더니 사촌동생이 중학교 입학 선물이라고 미니카세트를 사줬다고 가요를 듣고 있었다. 나도 갖고 싶었다. 미니 카세트. 좋아하는 가수가 있다거나 노래 듣는 걸 좋아하는 게 아니지만 다들 가지고 있으니까 나도 갖고 싶었다. 하지만 난 엄마가 없고 아빠는 집에 안 오고.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미니카세트를 사고 싶어서 종로 분식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거기서 또또통 미영이를 만났다. 운명 같은 만남. (그런데,,, 이제 고물님도 접으시고… 또또통을 읽은 분이 계실라나… 그런데 자꾸 또또통 등장인물을 언급하는 게 무슨 소용일까 싶지만, 블록체인에 박제해버려놓고,,, 나중에 또또통이 정말 공모전 대상 받으면,,, 검색하다 걸리겠지.) 첫 달 월급은 딱 미니카세트를 사고 만원이 남았다. 12만원짜리 미니카세트는 사촌동생 것보다 저렴했지만 내게 미니카세트가 생겼다는 기쁨에 난 당장에 음반가게로 달려갔다. 노래를 듣고 싶었다. 하지만 좋아하는 가수도 딱히 없는 난 한참을 망설이다가… 신ㅇㅇ이라는 이름의 테이프를 집어들었다. 예뻤다. 그래서 샀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예뻤다. 테이프 각에 있는 그녀가 예뻤다. 그때 테이프 하나가 4500원 정도 했는데,,, 매우 비쌌다. 그래서 신ㅇㅇ 테이프만 6개월인가 들었다. 테이프 하나만 계속 들었다. 나중엔 테이프 늘어나서 하나 더 샀다. ㅋㅋㅋ 신ㅇㅇ 노래를 미영이와 같이 들었다. 두번째 월급으론 신ㅇㅇ의 CD를 샀다. CD플레이어는 없었지만, 그녀의 사진이 갖고 싶었다. 테이프보다 더 많은 사진이 있는, 가사가 적힌 그 종이가 갖고 싶었다. 인터넷이 없던 그 시절엔 연예인 사진 한장 한장이 매우 귀했다. 팬레터도 보냈다. ㅎㅎㅎ 그런데 난 아르바이트를 계속 했기에 가요프로를 볼 수 없었고,,, 결국,,, 그녀가 은퇴할 때까지 그녀가 노래부르는 모습은 단 한 번도 볼 수 없었다. 그땐 지상파 채널 4개가 전부였다.

인터넷 뒤지니 다 나오네

CD는 아이가 가져갔는데 돌려받지 못했다

이거 갖고 싶어서, CD 플레이어도 없음에도 CD를 샀다. ㅎㅎㅎ

나보다 두 살인가 세 살인가 많은데,,, 아직도 예쁘시다. ^^

군대 제대하니 세상이 뒤집어져 있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던데 2년이 지난 세상은 인터넷이라는 게 생겨서 알러뷰스쿨로 동창도 찾고 다음에서 이메일도 만들고 연예인 펜카페도 있었다. 난 바로 신ㅇㅇ 펜카페를 찾아봤지만 없었다. 1년 정도 검색했다. 아무도 안 만들어서 내가 만들었다. 신ㅇㅇ 펜카페를 만들었더니 그녀의 펜들이 마구마구 가입을 했고 난 어떨결에 펜클럽 회장이 된 기분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이메일이 하나 날아왔다. ‘안녕하세요 신ㅇㅇ입니다. 제 펜카페를 만들어주셔서 고마워요. 제 전화번호는 011-123-1234입니다. 전화주세요. 하고 싶은 말이 많아요.’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세상에. 말도 안 돼. 내가 처음으로 좋아했던 가수. 내가 좋아한 유일한 가수. 그 가수가 내게 자기 전화번호를 주며 전화달라고 했다. 난 바로 전화했고 그녀에게 카페의 많은 권한을 전해주었고 그녀를 실제로 만나기도 했다. 두근두근. 세근 네근. 우히히힛. 그녀는 뮤지컬 연극 등을 하면서 살고 있었다. 그녀가 자신의 활동을 내게 보내주면 난 카페에 올렸다. 난 카페에 그녀가 보내준 사진이며 활동내용을 열심히 올렸다. 지금 그녀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슈가맨에 신청할까 말까 할까 말까 진짜 고민 많이 했다. 흠… 다음 시즌 또 하면 진짜 신청해볼까. 유명하지 않은 가수지만 2집까지 냈고,,, 노래를 들으면 아마 내 또래는 ‘아~~~ 어디서 들어본 것 같애’라고 하는 그런 가수다. 정말 아는 사람 별로 없다. 그런데 노래는 어디선가 들어본… 방송에서 많이 틀어줬고 가요 프로그램과 다양한 프로에서 나와서 그런지 노래는 익숙하다는 사람이 많다. 신ㅇㅇ이 누군지는 내 글을 2년 내내 본 분이면 안다. 아마도 없을 듯. 내가 그녀의 실명을 몇 번 공개한 적이 있다.

암튼… 난 신ㅇㅇ을 좋아했다. 가슴 두근거리며 좋아했다. 테이프 늘어지게 들었고 테이프 다시 사서 듣고 또 들었다. 그리고 또또통 미영이와 같이 들었다. 그리고 미영이에게 신ㅇㅇ의 노래를 불러줬다. 내가 고딩이던 그 시절… 1990년대 초… 나도 고딩이던 시절이 있었다. 분식집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해서 미니 카세트를 사고 미영이를 만나고 또또통 현정이도 소휘도 모두 분식집에서 만났다. 나의 고딩 시절은 종로에서 수많은 추억과 역사를 만들었다. 그런데,,, 벌써 마흔이 넘었다. 시간 참 빠르다. 요즘 미영이 아빠를 자주 만난다. 일을 몇 개 줘서 자주 만나고 있다. 보통은 내가 일을 받으러 미영이 아빠 회사로 찾아간다. 20년 넘게 한 번도 안 했던 미영이 얘기를 얼마전 꺼냈다. ‘미영이가 날 많이 닮았지. 내가 기억력이 엄청 좋은 편인데 미영이 기억력은 나보다 더 좋아서 1등만 했는데’ 난 속으로 ‘엄마를 많이 닮은 것 같은데… 20년이나 지난 일이구나.’ 미영이 아빠를 만날 때면 미영이 생각이 나곤 하는데,,, 그도 그랬던 것 같다. 20년만에 꺼낸 미영이 이름. ‘이제 나도 더 살아봐야 몇 년이나 살겠어. 이제 나도 갈 때가 됐지.’ 난 속으로 ‘저보다 먼저 미영이를 만나시겠지요. 따님 만나면 좋으시겠어요. 미영이 만나면 제 얘기 잘 해주세요.’ (내가 글 중간중간 자꾸 또또통을 얘기해서 내 소설 또또통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읽고 싶은 사람이 많다면... 재연재를 할 수도 있다.)

미영아, 약속 지키지 못해 미안해. 왜 못지켰는지… 또또통이라는 소설로 아주아주 길게 변명해놨는데 모두 읽었지? 정말 미안해. 나중에 아주아주 나중에 보자. 나 빨리 못가. 아들을 지켜야 해서.에잇… 거봐… 약 안 먹으니까 또 울잖아. 또 눈물 나오네.

난 좀비영화를 즐겨본다. (급 화재 전환) 어떤 좀비 영화를 보든 영화 런닝타임 내내 이런 생각을 한다. ‘좀비나 사람이나 개같은건 똑같다. 차라리 좀비는 피흘리며 대놓고 피빨아먹지. 사람은 겉으로는 착한척 하면서 결국 지 유리한 대로만 생각해. 차라리 좀비가 사람보다 더 정직해.’ 아내는 징그럽다며 좀비영화를 싫어한다. 아내가 시골 내려간 틈을 타서,,, 좀비영화 하나를 봤다. 그리고 보는 내내 또 똑 같은 생각을 했다. 사람이 더 더러워. 결국 지 좋을대로만 생각하지. 겉으로는 온갖 착한척 다 하면서 말이야. 차라리 착한척이라도 하지 말지.

어쩌면 사람이 좀비보다 더 악할지도 모른다. 서로 물고 뜯고 피빨아먹는다. 만약 인류가 망한다면 좀비 때문은 아닐 것이다. 사람이 좀비보다 더 악하니까.

어제 결혼식에 다녀오다가 집 앞 독립서점을 지나는데,,, 저녁 7시에 작가와의 만남이 있다고 붙어 있는 걸 발견했다. 와우~~ 서울 떠나고 가보질 못한 작가와의 만남. 보니까 여행작가인데 누군지는 모르겠다. 그냥 무작정 신청했다. 그녀는 서퍼로 살고 있었다. 대기업에 다니다가 돌연 우울증에 걸려 치료를 받다가 호주로 떠난 다음 서핑에 미치게 됐다고 했다. 그녀가 강연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다. 4~5년 후는 대비하지 말자. 당장 6개월만 대비하자. 힐링의 두 시간이었다. 잠잘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일하고 있어도 힐링의 두 시간은 잠 20시간보다 더 내게 값진 시간이었다. 난 강연이 끝난후 사실 나는 ㅇㅇ약을 먹고 있고 지금 어떠며 20년 40년 80년 후를 대비하고 있었다고… 그래서 너무 힘든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고,,, 이젠 1년씩만 대비하며 살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고,,, 작가님 너무 고맙습니다… 라고 말했다.

그만 쓰고 신ㅇㅇ 노래를 무한반복으로 들으며 다시 일해야겠다.

질문...
좀비가 악할까요 사람이 악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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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는 아무생각 없이 악하다고 볼 수 있지만
사람은 악의적인 생각 가득하게 악 그 자체로
악해질 수 있다고 보아요~

선순환을 위하여
밝은 생각과 희망으로 세상을 더욱 더
아름답게 만들어 나아가면 참 좋으련만...

스팀에 왜 다운보팅이 있어야 할까낭...
초기의 명분은 이미 사라지고

악의적인 다운보팅만 남은 하포 이후로
증인들은 더 이상 그들만의 자본∨주의 만들어 나아가지 말지어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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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보다 사람이 더 악한것 같아요

헐...1시간 자고 출근이요? 아니 6시까지 무슨일을 그렇게...ㅠ 쉬어가면서 하세요!
신지은?? 사진을 봐도... 노래를 들어봐도 저는 잘 모르겠네요!!

사람이 더 악할거같다는..
소설 궁금합니다ㅎㅎ아직 냉면도 다 못 읽은 판국에..ㅜㅜ
도서관서 책 빌려온것도 읽는중인데..
쓸때없이 욕심만 많습니다ㅋㅋㅋㅋㅋ

빌려온 책은 결국 안읽게 되더라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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