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판유니언 자율기고] 미니멀 라이프 실천하기 #1. 부모님과 함께 미라를 했습니다.

미니멀라이프.jpg

지난주에 부산을 다녀왔습니다. 본가를 방문한 가장 큰 이유는 부모님이 보고 싶어서였지만 다른 목적도 있었습니다. 바로 미니멀 라이프의 실천 때문이었습니다. 몇 주간 미라에 대한 글을 연재하면서 다시 한번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아직도 개선할 것이 한참 남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사는 집은 바로 눈에 보이기 때문에 미라를 유지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제 눈에 자주 보이지 않는 곳, 제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하는 곳에는 아직도 비워야 할 것들이 많이 남아 있었어요. 그곳이 바로 저의 부모님 댁이었습니다.

취업 후 상경하면서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제외하고는 본가에 보관해두었었는데 오랫동안 방치된 물건이 꽤 많았습니다. 다행히도 읽어 볼 만한 제 책들은 형이 분가하면서 다 가져갔지만(책 욕심이 많은 저로서는 솔직히 아주 아까웠어요. 하지만 지금은 마음을 비웠어요. ㅎㅎ) 아직도 한참 남아 있는 물건들 때문에 부모님께서 미처 손을 쓰지 못하시고 남겨둔 것들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 댁을 방문한 김에 직접 미라를 실천했는데요. 정말 어마어마하게 비워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양에 적지 않게 당황스럽기도 하고 죄송스럽기도 했어요. 이렇게 많은 내 쓰레기들을 부모님 댁에 방치하면서 생활 공간을 사장했고, 쾌적하지 못한 환경 때문에 부모님의 건강을 악화시키고 있었다는 생각에 많이 반성했습니다.

P20191105_170958471_D2633646-4DF9-43FC-9C2A-9CBEECA9FE8A.JPG

책과 옷을 중심으로 못 쓰는 전기선, 가전제품들을 정리했어요. 중간중간 형의 물건도 있었지만, 어차피 그의 기억에서는 이미 잊혔다는 판단이 들어서 과감하게 처리했어요. 특히 대학 시절 보던 전공 서적과 외국어 관련 책들을 깡그리 정리했습니다. 내 놓은 책이 약 100권 정도 되더라고요. 물론 정리를 하면서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보았을 때 불필요하다고 확신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전공 서적은 졸업과 동시에 펼쳐본 적이 없었거든요. 회사에서 혹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필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10년 넘게 펼쳐보지 않은 책들이 갑자기 필요해질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혹여 필요하다 하더라도 10년도 전에 만들어진 책들이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지침을 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고요. 외국어 관련 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10년 전에 우리가 쓰던 말과 지금 쓰는 말이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 것처럼 외국어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안 그래도 외국어를 잘 못 하는데 때 지난 언어를 구사한다면 외국인과의 대화에서 혼란만 가중될 것 같습니다. ^^;; 그리고 이미 집에 외국어 관련 책이 몇 권이나 있기 때문에 굳이 힘들여서 옮겨 올 필요가 없었어요. 저희 책을 비워내고 아버지의 수석책들로 책장을 정리하니 상당히 깔끔하고 보기 좋아졌습니다. 이제야 온전한 부모님만의 서재가 된 걸 느꼈습니다.

다음으로 옷을 정리했는데 한 포대가 넘게 나왔습니다. ㅠㅠ 대부분이 축구 유니폼과 운동복이었는데요. 이제는 참여도 하지 않는 축구동호회의 유니폼은 필요가 없었습니다. 오래된 운동복 역시 마찬가지예요. 일 년에 몇 번 방문하지도 않는 데다가 지금 가지고 있는 운동복을 제쳐두고 그 옷들을 입을 가능성이 극히 떨어진다고 생각했어요. 저희 옷을 처리하니 옷장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고 옷걸이 여기저기 걸려있던 부모님의 옷을 정리해 드리니 집안이 한층 더 쾌적해졌습니다.

제가 저의 짐을 정리하는 동안 어머니도 본인의 물건을 정리하셨어요. 우선 오랫동안 쓰지 않는 그릇과 보관 통들을 약간 비워 내셨습니다. 아직 물건에 대한 미련이 있으시기 때문에 과감하게 정리하지 못하셨지만,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 정도로 비워내신 것도 어느 정도 성공적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부모님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비워야 한다는 사실을 열심히 설명해 드렸습니다. 풍수지리적으로 집안에 물건이 잔뜩 쌓여 있으면 좋은 기운의 흐름을 막아 건강을 악화시킨다고 합니다. 또한 약을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두면 약 먹을 일이 많아진다고 해요. 어머니께서 오랫동안 심장약을 먹고 계시는데, 약을 보이지 않는 찬장에 넣어 두고 필요하실 때마다 챙겨 드시라고 했어요. 동양의 지혜뿐만 아니라 실제 외국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간소한 집안과 그렇지 않은 집안의 식구들을 조사했을 때 간소한 집안의 식구들이 더 건강하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이유는 간단합니다. 오래된 물건이 많으면 케케묵은 먼지들이 얼마나 많이 쌓이겠어요. 또한 물건에서 자연 분해되는 방사능이 순환되지 않고 쌓이면서 그것을 흡수하는 사람들의 건강을 지속해서 악화시키기 때문에 미라를 실천하는 것이 좋습니다. 집안에 물건이 적으면 청소하기가 수월해 인위적으로 위협요소를 제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좋겠어요.

얼떨결에 부모님과 함께 한 미라. 부모님을 설득하는 부분에서부터 난관에 부딪히기는 했지만(어머니는 저에게 사이비 교주 같다고 놀리셔서 상처받았습니다 ㅠㅠ) 깔끔하게 정리된 집을 보면서 모두가 만족할 수 있었어요. 앞으로 부모님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조금씩 비워내시면서 함께 미라를 실천하기로 약속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음 달에 어머니 환갑이라 한 번 더 부산에 갈 텐데 미라의 강도를 조금 더 높여야겠어요! ^^

여러분도 건강하고 쾌적한 삶을 위해 미라에 대해 한 번 더 고심하셨으면 합니다.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가정에 늘 평온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tipu curate

Upvoted 👌 (Mana: 5/10)

감사합니다~ 봉 잡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