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생각이 나는 친구들

in zzan •  3 years ago 

무더위에 생각이 나는 친구들/cjsdns

찌는 더위다.
장구경을 나오신 아버지가 막걸리 한 병을 사서 드시려다 너무 더우니 집에도 못 가시겠다면서 막걸리 병을 들고 사무실로 오셨다. 얼른 시원한 자리에 앉으시라 하고 막걸리를 따라서 드리니 너도 한잔 해라 하시기에 얼른 컵을 갔다가 따랐다. 정말 오랜만에 부자간에 마주 앉아서 한잔 하는 자리가 되었다. 더위 덕분에 부자간에 한잔하는 좋은 자리가 만들어진 셈이다.

한잔 하시고 바로 가신다고 일어 서시며 너 아직 점심 아직 안 먹었지 하시며 만 원짜리 한 장을 꺼내 주신다. 아무 소리도 안 하고 받아서 책상 위에 놓여있는 책갈피에 보이게 꽂아놓고 조금만 기다리세요, 집사람이 국수 삶아서 가지고 올 거예요. 점심 잡수시고 나면 모셔다 드릴 거예요. 그냥 기다리세요 하니 알았다 하시면서 자리에 앉으셨다.

점심을 먹고 나니 아버지는 너희들 바쁘면 나는 그냥 걸어가련다, 그런데 오늘 무척 덥기는 덥구나 하신다. 태워다 달라는 말씀이시다. 서둘러 설거지를 마친 아내는 아버님을 모시고 나갔는데 문을 열어 놓으니 열기가 확 들어오는 것이 정말 덥기는 덥다. 그래도 에어컨 바람이 싫어서 손님이 오기 전에는 에어컨을 안 틀고 선풍기 틀어 놓고 사는 나는 구시대 사람이다.

어제까지 오던 비가 그치고 해가나니 더욱 더운 거 같다. 덥기는 덥네, 그런데 이렇게 더운 것도 잠시겠지 얼마 안 있으면 추워 추워할 텐데 좀 참고 지내면 되지 어느새 중복도 지났다는데...

참고 지내지 한두 달 지나면 서늘해질 텐데 생각하니 문득 생각 나는 사람들이 있다. 오늘이 음력으로 몇일이지 생각하며 달력을 보니 6월 25일이다. 나의 친구들 중에는 그믐 생일이 많다. 이월 그믐, 유월 그믐, 구월 그믐, 섣달그믐, 그런데 오늘은 한여름 생일인 유월 그믐과 한겨울인 섣달그믐이 날씨 덕분에 동시에 생각이 나는 날이다.

오랜만에 유월 그믐에게 전화를 건다. 바쁜지 전화를 못 받는다. 더오랜만에 섣달그믐에게 전화를 한다. 전화를 바로 받는다. 이렇게 더운 날은 한겨울을 생각해야 시원할 거 같아서 생각하다 보니 네 생일이 생각나서 전화를 했다 말하니 까르르 웃어넘긴다. 잘 지내니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중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지도 않지? 궁금하면 물어봐 이야기해줄게 하니 너야 잘 지내겠지 하며 한다는 말이 별로 궁금한 게 없단다.

그래서, 그러니 나도 할 말 없네 뭘 물어봐야 대꾸라도 하지, 그럼 너 스팀 짱이라고 알아하니 알턱이 없다. 모른 단다. 그래 알리가 없지 내가 주소 보내줄게 들어가 볼리 들어가 보면 볼게 많은데 재미있게 사는 방법이 많이 있거든 하니 알았다며 보내란다. 그런데 어떤 url 보낼까 생각하다 그래 그냥 오늘 잠시 통화한 이야기를 써서 올리고 보내자. 별 내용 아니라도 그게 나을지도 모른다. 사람 사는 이야기 다 그렇지 뭐,

그래 이렇게 해서라도 진성유저 한 사람이 생긴다면 그 또한 나쁘지 않다. 친구들이라고 나이들이 들어서 그런지 모임이 있을 때 이야기를 해봐도 관심 갖는 친구가 별로 없다. 그러나 짱이 잘되기만 해 봐라 왜 진즉 이야기 안 해줬냐고 서로들 난리일 거다. 내가 이야기할 때는 딴청 한 친구들이 더욱 그럴 것이다. 우스개 소리지만 그놈들에게 한방 먹이기 위해서라도 스팀 짱이 잘되어야 하는 이유가 내게는 하나 더 있는 셈이다.

진심 스팀 짱이 잘되어 많은 유저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스팀 짱도 운영을 하다 보면 여름같이 뜨거운 날도 겨울 처럼 찬바람 불어 냉랭한 날도 있으리라. 그러나 덥고 춥고 가 불편하기보다는 새로운 도전의 기회이고 서로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스팀 짱은 그 어느 계절이 와도 슬기롭게 잘 대처를 해 나가리라. 스팀 짱에서는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고 남에게 해를 끼치는 일 외에는 뭐든지 시도를 할 수 있는 희망의 터전이며 기회의 신이 머무는 곳이다.

오늘은 더위 덕분에 모처럼 친구 목소리를 들은 날이 되었다.
더워도 그런대로 괜찮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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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 커피 한 잔 하러가면 에어컨 틀어주심이... 아직
어려선지 찬바람이 좋아요.^^

언제나 환영 합니다.

아버님이 밥값으로 주신 만원..... 느낌이 좋습니다.
짱이 짱짱할 겁니다. ㅎㅎ

점심 드시고 난뒤에 돌려 드렸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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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 years ago Reveal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