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잡기] 아주, 기묘한 날씨(로런 레드니스)

in zzan •  2 years ago  (Edited)

처음 이 책을 발견했을 때는 편안하거나 독특한 그림이 실린 아마추어의 그림 책인 줄 알았다.
나뭇잎이 살랑대는 투명한 하늘, 비 오는 풍경, 눈 송이로 가득한 대기... 이런 날씨 이야기 아닐까 했는데 그런 이야기 맞았다. 그런데 단연코 느낌이 아주 다르다.

스발바르제도라고 들어본 적 있는지.
북극에서 660해리(약 1220Km) 떨어진 곳으로 그린란드 오른쪽에 위치해 있다. 지면의 60% 이상이 얼음인 이곳은 죽는 것이 불법이라고 한다. 왜냐면 관을 묻으면 땅이 얼면서 관이 땅 위로 올라와서. 사람들은 때가 되면 본토인 노르웨이로 가야 한단다.
이곳에 '스발바르 국제 종자 저장고'가 있어서 230개국에서 지구 종말에도 보존될 수 있도록 종자를 저장해 놨다고. 한국이 맡긴 씨앗은 참깨, 시금치, 무, 땅콩, 토마토, 당근, 율무. 처음 듣는 얘기다.

칠레에 있는 아타카마 사막은 7,8년마다 비가 와서 '절대 사막'이라고 불린다. 1년에 한 두 번은 들어 봤어도 7년마다 비라니 선인장과 올챙이들이 얼마나 바쁠까. 사막이 태양에 움직임에 따라 황금색 - 주황색 - 진홍색 으로 바뀌고 그늘은 파란색 - 초록색 - 보라색으로 변한다니... 상상을 뛰어 넘는다.

지난 주에 미국 플로리다에 허리케인이 상륙한대서 걱정을 했었다. 사실 플로리다가 어디에 붙어 있는지 몰랐다. @floridasnail님의 글을 자주 읽게 되니 그곳에 관심을 갖게 되고 친근한 느낌마저 들어 허리케인을 걱정한 거다. 안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아뭏든 허리케인이 오면 가장 많이 팔리는 것이 무얼까.
대개 양초, 건전지, 생수, 통조림 등 비상식량일 것이라고 짐작하는데 예상 외의 것이 있었으니 바로 프라이드 치킨이었다.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일단 많이 팔린단다. 아마 그것을 데워 먹으며 허리케인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모양이다.
아울러 젊은 층이 많은 마이애미는 날씨가 좋을 때보다 나쁠 때 쇼핑 매출이 늘어 나는데 이유는 날씨가 좋으면 젊은 이들은 야외 활동을 하러 나가기 때문이란다. 노령층이 더 많은 탬파는 반대로 날씨가 좋으면 쇼핑하러 가고 날씨가 궂으면 외출을 피한다고.

떨어지는 눈송이는 음파의 이동을 막아 소리가 멀리 가지 못하게 하므로 폭풍우가 불면 소리가 줄어들어 평온해진다. 이제 막 땅에 떨어진 눈은 가볍고 포근해서 소리는 눈송이 사이사이에 있는 구멍으로 흡수되어 더욱더 작아진다.
기온도 소리를 더욱 낮춘다. 소리는 따뜻한 공기 속에서 더 빨리 이동한다. 눈이 내리면 일반적으로 지면 가까이 있는 공기가 위에 있는 공기보다 따뜻하므로 음파는 위쪽으로 굽어 올라가 우리 귀에서 벗어나 대기로 흘러 들어간다.(p207)

내용도 그렇거니와 그림도 상당히 독특한데 다소 손글씨체도 한 몫 한다. 출판사의 의도로 보이는데 솔직히 이 손글씨체가 마음에 안든다. 한 두 쪽이면 주의 집중에 효과적이겠지만 책 전체는 신경을 거슬렸다. 자꾸 글씨체에 시선이 가 자연스런 글 읽기를 방해했다.
무슨 뜻인지 모른다면 아래 사진 한 번 보시길.

로런 레드니스는 파슨스디자인뉴스쿨에서 학생들을 지도 하면서 <세기의 소녀, 도리스 이턴 트래비스의 삶에서 100년> 등 과학, 예술, 역사에 관해 저술하고 있으며 시적인 산문으로 '천재적 작가'로 불리고 있다.
쉽게 손에 들었으나 한참 생각하게 되는 묵직한 책, 그럼에도 일단 그림이 많은 설명을 대신하는 날씨에 관한 책이었다.

로런 레드니스 / 김소정 역 / 푸르지식 / 2017(원 2015)/ 22,000원 / 과학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상당히 독특한 책입니다~^^

허리케인이 오면 왜 치킨이 잘 팔릴까... 정말 궁금해집니다~ ㅎㅎ